예전에 이 자리에 맷돌집이라는 정말 기가막힌 해물칼국수 맛집이 있었어요. 할아버지 부부와 아들이 같이 운영하는 국수집이었는데 15년 전부터 이곳에 왔었으니까 엄청난 단골이었죠. 그런데 성인이 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다시 방문했을 때 할아버지가 보이지 않으시더라구요. 원래는 할아버지가 반죽을 다 밀고 칼로 자르고 정말 손수 만드신 칼국수였습니다. 아드님이 운영할때 까지만 해도 정말 맛있게 먹었는데, 오랜만에 옛 추억에 잠겨 맷돌집에 가고싶었거든요. 이럴수가. 아예 간판 자체가 바뀌고 맷돌집의 흔적이 사라졌더라구요.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 혹시 가게가 완전히 바뀐건지 여쭤봤더니 바뀐지 몇달 됐다고 하더라구요. 똑같은 칼국수 집이지만 사장님이 완전히 바뀐 새 가게 입니다.
메뉴판을 정말 발로 찍은것 같아요. 글씨가 하나도 안보이는데, 사실 저도 못알아 보겠어요. 메뉴는 해물칼국수, 들깨수제비, 팥칼국수 등등 있었습니다. 저는 해물칼국수를, 같이 간 동생은 들깨 수제비를 주문했어요. 이 곳에 가다가 아는 아기엄마를 만났는데, 여기가 대조공원 앞 골목에 있는 곳이라 공원에서 아이들 뛰어놀게 하다가 저녁먹으러 왔어요. 위치나 내부는 크게 바뀌지는 않았지만 좌식이었던 부분은 전부 식탁으로 바뀌고 화장실 가는 곳이 바뀌었더라구요.
반찬은 김치입니다. 김치가 나쁘지 않아요. 맛있더라구요. 역시 칼국수 집에선 김치가 맛없으면 두번다시 못오죠. 그런데 김치 꽤나 맛있었어요. 계속 갖다 먹게 되더라구요. 어차피 첫번째는 그냥 주시고 두번째 부터는 셀프라서 알아서 갖다 먹으면 됩니다. 직접 만드시는건지 사시는건지 알수는 없지만 만드시는 김치는 아닌것 같다고 느껴졌어요.
이 맛이 만드신 김치라면 정말 김치장인!
해물 칼국수엔 새우가 큼직하게 들어가 있었어요. 어쩔수 없이 이 전 가게도 국수집이고 새로 생긴 곳도 국수집인데, 메뉴도 똑같이 해물칼국수 이다보니 비교를 하게 되더라구요. 내 15년 단골가게가 새롭게 새로운 가게로 오픈했는데, 새로운 이곳도 내 단골가게가 된다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건 당연한 거겠죠. 국물이 시원하고 면도 적당히 익은 식감에 퍼지지 않고 맛있었습니다. 사장님도 친절하시고 아이들도 잘 먹었어요. 그런데 아쉬웠던건 점점 국물이 식어가면서 밀가루 향이 많이 나더라구요. 너무 천천히 먹은건지,, 먹다 보니 밀가루 향이 너무 강하게 올라와서 결국 끝까지 다 먹지 못했습니다.
들깨 수제비도 맛있었어요. 들깨 국수를 파는 곳마다 식감이 천자 만별인데, 어떤 곳은 걸죽하고 어떤곳은 밍밍하고 그런 식감이 완전이 달라질수 있잖아요. 이 곳은 완전 걸죽한 느낌은 아니었어요. 흐르는 느낌의 국물이었지만 그렇다고 들깨향이 적게 나지는 않았습니다. 너무 걸죽하면 이 사이 사이 들깨가 들러붙어서 기분이 나빠 질때가 있는데, 그렇지 않아서 좋았어요. 수제비 또한 크기가 일정하지 않으면 어디는 불고, 어디는 익지 않을 수 있는데 그런 느낌 전혀 없이 직접 뜯어서 만든 수제비 이지만, 고루고루 잘 익은 그런 수제비였어요. 나름 만족하고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으셨다며 서비스를 주셨어요. 감자전 진짜 맛있더라구요.
사실 다 먹고 집에왔을때 제일 많이 생각난 게 감자전이었어요. 다음에 또 방문하게 된다면 감자전 필수 주문할 것 같습니다.!!
*아직은 맷돌집이라고 되어있네요. (10/15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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