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계획대로라면 돼지고기를 먹으러 가려고 했었어요. 웨이팅을 확인하고 기다릴까 말까 고민하다가 배고픔에 정말 쓰러질 지경이라 근처에 다른 곳으로 가자고 하고 자리를 옮겼어요.
그리고 동네 엄마들 추천으로 예전부터 한번 와보고 싶었던 양갈비에꼬치다에 오게되었습니다.
실제 내부에 들어왔는데 흔히 알고 있는 양고기 집이랑 느낌이 좀 달랐어요. 엄청 깔끔하다고 느껴졌고, 감성주점 같은 느낌이더라구요.
아기의자도 구비되어있고, 창문을 열어 둘수 있어서 환기가 아주 편했답니다. 야외에 의자도 마련되어 있었어요.
고기는 양갈비와 꼬치를 따로 시켜 먹을 수도 있으며 무한리필도 있답니다. 무한리필이 부담스럽다며 남동생이 모듬으로 주문하자고 했지만 모듬 두 세번이면 이미 무한리필 가격을 넘어설 것 같아서 무한리필로 주문하고 꼬치가 먹고 싶으면 추가주문을 하기로 했어요.
요즘 마라탕에 빠져 있는데 마라탕도 팔더라구요. 배가 너무 부를 것 같아서 일단 고기부터 먹기로 했습니다. 양다리가 양갈비랑은 다른거겠죠.? 어쨌든 양고기 무한리필 입니다. 초등학교 이하는 8,000원이라는데 솔직히 이건 좀 너무 해요.
저희딸이 4살인데, 이 날 양고기는 처음 먹어봤거든요. 근데 5,6 살이더라도 사실 고기를 8,000원 어치 먹지는 않을텐데 너무 나이 범위가 크지 않나 생각듭니다.
사장님께 저희애는 양고기는 안먹을 것 같다 했더니 아이 가격은 빼주셨어요. 그리고 잘 먹으면 돈을 내려고 했는데, 1인분 정도는 먹더라구요. 양 고기 특유의 향 때문에 안먹을 꺼라 생각했는데 엄마생각은 오산이었네요.
생각보다 반찬이 조금 더 한식화 되어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쨔사이?짜샤이? 양꼬치 집에 가면 무조건 나오는 무 무침 같은게 없었어요. 사실 별로 안좋아해서 상관없는데 그거 좋아하는 사람 꽤 많더라구요.
그리고 양고기 먹을 때 찍어먹는 알록달록한 가루가 없었어요. 그거 양꼬치 먹을 때 필수잖아요. 저 사실 치즈 시즈닝 처럼 돌돌 돌려먹거든요. 조금 당황했는데, 양념장에 있는 풀잎같이 생긴 향신료가 딱 그 맛이 나더라구요.
요렇게 굽고, 다 먹어갈때쯤 오셔서 또 주세요. 그리고 우릴 보지 못하셨다면 더 달라고 말씀하시면 가져다 주십니다. 생각보다 양 특유의 향이 나지 않았고 거부감이 전혀 없었어요. 일단 돼지 고기보다 살짝 질긴 느낌이 있지만 거부감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아주 천천히 익어서 발을 얼마나 동동 굴렀는지 모릅니다. 엄청 뒤집어 가면서 구웠어요. 그러니, 추가 주문할때는 조금 더 빠르게 말씀해 두시길 바래요.
숙주 무침이 나오는데 간이 거의 되어있지 않아요. 간이 쎄지 않아서 그런지, 고기랑 같이 먹으면 엄청 조화가 좋았습니다. 고기의 향과 맛을 헤치지 않았어요. 처음 받은 고기 접시로 거의 양이 변하지 않고 나오는데 둘, 셋이서 6접시를 시켰어요.
사실 이날 동행이 6명이었는데, 중간에 앉은 남편이 저희 테이블과 옆 쪽 테이블을 번갈아 가며 먹느라 3명의 6접시라고 하긴 애매하지만, 엄청나게 먹었음에도 눈치를 받거나, 기분나빠하시는 느낌 전혀 없었습니다.
먹다 보니, 후식이 땡겨서 저는 온면을 시키고 남동생은 냉면을 시켰어요. 냉면은 일반 냉면같은 맛은 아니고, 도도리묵밥 아시나요. 도토리묵국수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엄마가 옆에 계실 땐 엄마랑 자주 사먹었었는데, 엄마가 멀리 이사가시고 이 맛을 잊고 있었거든요.
근데 냉면맛이라기보다 동치미 향이 엄청강한 도토리묵... 딱 이건데, 어떻게 설명이 안되네요. 잘 모르시겠는 분들은 일단 도토리묵국수를 드셔보세요.
그리고 온면은, ㅋㅋ
온면하면 생각나는 일화가 있어요.
예전에 남편이랑 둘이 양꼬치를 먹으러가서 40꼬치 이상 먹은 것 같아요. 무한리필도 아니었는데 꼬치랑 맥주를 엄청 나게 먹고 "온면 하나 주세요" 했더니 거기서 일하시는 외국인 직원분이 "오오오온며언??????" 이러시더라구요.
표정이 이렇게 먹고 온면을 또먹니?
이렇게 보였는데, 아직도 온면을 먹을 땐 남편이랑 둘이 "오오오온며언?" 하고 장난을 치곤 합니다.
본문으로 돌아와 온면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無맛"
아무 맛도 안나요. 그냥 뜨끈뜨끈한 국수. 입니다.
냉면을 드시길 추천해요. 고기도 맛있고. 분위기도 좋고 양껏 맘껏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양고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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