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숨어있는 예쁜 카페, 나만알고싶은 조용한 카페 송추 [베르힐]

by 달달엄마 2019. 9. 20.
반응형

일과 집을 반복하며 무료하게 살고 있던 어느날, 친구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결혼을 한다고 하더군요. 제 주변엔 결혼한 친구가 많지 않아서 너무 반가웠습니다. 나와 같은 길을 가게 되는 친구가 생긴다는건 좋은 것 같아요. 말로는 항상 말리면서도 주변에서 결혼한다고 하면 왜 제가 다 설레는지 모르겠어요. 괜히 들뜨고 신나는 일인 것 같습니다. 청접장을 받기로 했는데, 중간에서 만날만 한 곳이 없었어요. 조용하게 오붓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찾아보다가 송추에 송추계곡 쪽으로 깊숙히 들어가면 있는 베르힐 카페를 발견했습니다. 퇴근 하고 먼저 도착해서 카페구경을 먼저했어요. 분위기가 따뜻한게 너무 예뻤어요.

외관부터 빨간 벽돌 무늬라서 그런지 동화속에 나오는 그런 집 같은 느낌이었어요. 주변에 나무로 둘러쌓인 벽돌집 같은 느낌의 아기자기 예쁜 카페였습니다. 실제로 내부로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고 천장이 높아서 놀랐습니다. 외관 상 따듯한 분위기의 아기자기와는 느낌이 다르지만 소품하나 하나 살펴보면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많아서 구경거리가 꽤나 있습니다. 벽 한쪽 면에 LP판, 책장으로 이루어진 인테리어가 너무나 어울렸어요. 뭔가 별장같은 느낌이 든다고 해야될까요. 산타할아버지가 나타날 것 같은, 어디 한 군데 벽난로가 있다면 그것마저 너무 조화로울 것 같은 인테리어인 것 같아요.

한 켠엔 피아노가 있었고, 아기의자도 구비되어 있습니다. 화장실도 깨끗했어요. 내부에도 빨간벽돌을 가리지 않고 그대로 노출 시킨 인테리어 입니다. 그렇기 때문인지 내부로 들어선 이후에도 사랑스러운 카페라는 느낌이 계속 들었습니다. 잔잔하고 조용한 음악과, 시끄럽지 않은 분위기, 아! 물론 저희가 늦게 도착해서 손님이 없었기 때문에 조용하게 느껴진걸 수도 있어요. 벽에 붙어있는 액자와 장식들 하나하나 너무 어울어진 이 곳이 만족스러웠습니다.

메뉴를 확인한 후 엄청난 고민을 했어요. 커플세트가 있는데 그냥 피자 파스타 음료라고 되어 있고 따로 제한이 확인되지 않더라구요. 사장님께 여쭤보니 가격 상관없이 마음에 드는 요리로 고르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음료도 제한없이 드시고 싶은걸로 고르라고 하시더라구요.

spaghetti alla crema di pancerra ai funghi +라구피자+음료로 주문했습니다. 피자는 왜 메뉴판이 사진이 어디갔는지 못찾겠어요. 저는 크림파스타를 좋아해서 파스타는 크림종류로 골랐습니다. 수저를 세팅해주시는데 그릇도 예쁘고 수저도 너무 귀여웠어요. 수저 포크 조차 아기자기한 느낌이예요.

피자는 길죽한 모양으로 나옵니다. 저는 이렇게 길죽한게 더 좋은것 같아요. 골고루 토핑을 먹을 수 있는 기분이 들어요. 그리고 뭔가 색다르다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화덕피자가 생각하는 모양 이지만, 실제 화덕피자 만큼 쫀득거리는 느낌은 들지 않았어요. 맛이 나쁘지 않았지만 좀 짰어요. 햄도 베이컨도 짠 편이라 그런지 짠 짠 이 만나니까 정말 짜더라구요. 베이컨은 삼겹살을 먹는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향이 강했습니다. 짠 삼겹살 같은 느낌이었어요. 짠맛만 아니면 나쁘지 않은 피자였어요.

파스타 사진이 정말 말도 안되게 밝게 나왔는데, 이거 정말 맛있었어요. 먹다가 보면 보면 크림파스타는 금방 질리는 경향이 있는데, 질리지 않고 좋았어요. 면도 너무 얇지도 굵지도 않고 딱 좋은 정도의 굵기라 거북하지 않았습니다. 파스타에도 베이컨이 들어가는데 베이컨이 엄청 큼직큼직 합니다. 역시 삼겹살을 같이 먹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그래도 크림파스타랑 먹으니까 거북하다거나 어색한 느낌은 들지 않았어요. 느끼한 맛을 잘 잡아주는 기분이 들었어요. 

저희가 쉬지 않고 떠들면서 먹었는데, 9시 반이 지나가니 사장님이 아주 조심스럽게 다가오셨습니다. 마감시간이 지났다고 하셔서 저희의 수다가 끝나게 되었습니다.  계산대 옆에 있는 찻잔세트도 너무 예뻤어요. 정말 취향저격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포근한 느낌이 있는 아기자기한 카페 인것 같아요. 아기자기 하지만 절대 작지 않은 마음에 쏙 드는 카페였습니다. 밖으로 나오니 비가 엄청나게 많이 왔는데 사장님이 따라 나오셔서 차까지 우산을 씌어주신다고 하셨어요. 사실 저희 다 차를 가지고 오긴 했지만 셋 다 차까지 열 발자국이면 갈수 있을정도로 문 앞에 주차를 해두었는데, 그마저도 비맞는다고 우산을 챙겨 나오신 사장님의 배려가 감동이었습니다. 송추 근처에 있는 카페들은 시내와 거리가 있기 때문에 영업종료시간이 다들 빠른 편입니다. 9시 ~ 9시 30분이면 이미 식당과 카페들은 문을 닫아요. 다음엔 주말에 낮에 한번 방문 해봐야 겠어요.

 

반응형